해마다 정월대보름이 되면,
오곡밥과 나물, 호두와 땅콩이 떠오른다.
오늘도 어김없이
오곡밥과 나물로 식사를 했다.
예전 어렸을 적 대보름에는 유난히 밤새 놀던 생각이 난다.
연날리기를 해본지 15년은 된 듯 하고,
쥐불놀이를 해본지 20년은 된 듯 하다.
연 만드는 법도 잊혀질 듯 하다. 전봇대 찾아보기가 어려웠던
시골에서 자라서 연날리기가 수월했다.
얼레에 흰색 실을 둥둥 감아서 멀리까지 날리면 지나가시는
아저씨들이(지금은 할아버지가 되었다.) 연을 잘날린다고
칭찬을 많이 해주었던 기억들이 떠오른다.
동네 형들과 쥐불놀이 한다고, 깡통구하러 이집 저집 다니던 생각도 난다.
그래도 이런 저런 추억이 나에게 있다는 것만으로도 솜털이 돗는 듯한
느낌이 든다.
요즘은 하루에 6~7시간을 컴퓨터 화면만 쳐다보고 있으니,
찬바람 쎄 가면서 밖에서 놀던 그 시절이 그리울 수 밖에...
내일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부럼을 깨야겠다.
아침형인간인 아닌 새벽형 인간이기를 바라는 나이므로
누구보다도 먼저 일어나서, 올 한해 부스럼없게 해달라는 의미로
부럼을 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