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빌 게이츠의 리눅스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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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7/22 오전 3: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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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의 리눅스 악몽
편집시간 : 2001/07/12
얼마 전 항소 법원의 ‘인도주의적’ 판결로 빌 게이츠는 오랜 만에 마음의 평온을 찾았을 게다. 그는 이제 미국 정부가 더 이상 자신의 회사를 갈라 놓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간 온통 속을 졸이던 빌게이츠. 이제는 밤에 편하게 잠을 잘 수 있게 됐다. 오랜만에 빌 게이츠는 푹신한 베게 위에서 아늑한 잠에 빠져든 빌 게이츠, 그는 곧 꿈을 꾸기 시작한다.
그는 꿈에서 어디 선가 낯이 익은 작은, 파랗고 하얀 박스 하나를 본다. 가까이서 보니 다름아닌 인텔이 개발한 애니포인트(AnyPoint)라는 기계였다. 이 기기엔 DSL 모뎀에 홈 네트웍을 위한 라우터가 장착돼 있었다. 또한 외부로부터의 침입을 막기 위해 방화벽 기능도 갖추고 있었다.
“안을 들여 다 보라.”
갑자기, 꿈 속의 목소리가 게이츠에게 말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애니포인트의 소프트웨어가 리눅스로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더군. 그리고 여기에 두 개의 PCI 확장 슬롯이 붙어 있다는 사실도 말이야.”
“이 확장 슬롯이 왜 달려있는 줄 아나?” 꿈 속의 목소리는 물었다. “이 슬롯엔 소형 서버가 연결되지.”
목소리는 말을 이었다. “인텔은 애니포인트에 들어있는 칩 몇 개로 시스템 관리와 GUI까지 제공하고 있지. 애니포인트가 리눅스에서 돌아가는 이유는 윈도 2000가 필요 없기 때문이라네. 애니포인트의 기본 사양 가격은 300달러야. 윈도 2000 서버 가격이 1199달러인 것과 한번 비교해 보게나.”
빌 게이츠는 문득, 기기 안의 리눅스가 집안의 모든 것을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리눅스가 홈 네트웍을 지배하게 된다면 집안의 거의 모든 홈 오토메이션 작업을 리눅스 스스로의 힘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자네가 보고 있는 것이 바로 앞으로 굉장한 영향력을 행사할 틈새 시장이지.” 꿈 속의 목소리가 게이츠에게 일깨워 주었다.
“만일, 인텔의 애니포인트로 리눅스가 집안에 들어오게 된다면, 사람들이 더 많은 리눅스 소프트웨어를 갖게 될 것은 당연하지 않겠나?” 꿈 속의 목소리는 물었다. “더군다나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신들 소프트웨어에 강압적으로 돈을 받아내고 있고, 리눅스는 앞으로도 줄곧 공짜로 돌아다닐 텐데. 무슨 말인지 알겠지?”
“그리고, 애니포인트 슬롯 위로 서버가 돌아가고, 네트웍 상의 다른 곳에 저장 공간을 갖는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컴퓨터의 모습은 아마도 많이 바뀌게 될걸? 어댑터에 플러그만 꼽으면 모든 것이 네트웍에 연결되고 하나의 컴퓨터처럼 움직인단 말이야. 집안 조명, VCR, TV, 오디오, 전기로 돌아가는 것은 뭐든지 말이야. 이 모든 것이 그 조그만 박스, 애니포인트 하나로 움직인다고 생각해봐. 가장 중요한 건 이 박스가 온통 리눅스로 돌아간다는 사실이지. 리눅스 말이야, 리눅스!! 와하하하하하하~~!!!!”
이때 빌 게이츠는 식은땀을 흘리며 잠에서 깬다. 그의 눈은 공포로 온통 질려있었다. 그는 방금 그것이 단순한 꿈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난 25년이라는 세월동안 사람들은 컴퓨터의 모습을 타이프라이터처럼 생긴 키보드와 TV처럼 생긴 모니터로 규정해 왔다. MS의 윈도가 운영하는 컴퓨터란 바로 이 규정에 의해 지배돼 온 기계였다.
하지만 누가 컴퓨터가 반드시 이렇게 생겨야 한다고 규정 지었나? 오늘 컴퓨터가 오늘날까지 계속 이런 모습을 유지하게 된 것은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와, 경제 논리, 그리고 마케팅의 공이 컸다. 컴퓨터의 마우스, 키보드, 그리고 모니터 덕분에 지금까지 사람들은 PC 한대 당 300달러의 OS, 그리고 서버 기기 하나 당 1200달러의 OS 비용을 감수해야 했고, 이 규정에 의해 MS는 세계 최대의 회사 중 하나로 부상할 수 있었다.
그렇다. MS의 운영체계는 모니터와 키보드 그리고 마우스에 의한 컴퓨터를 운영하도록 만들어졌고, 이런 컴퓨터의 모습이 유지되는 한 계속 컴퓨터 시장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키보드에 모니터, 마우스는 단지 인터페이스일 뿐이다. 컴퓨터가 이런 고정적인 개념의 인터페이스에 벗어날 때 컴퓨터는 비로소 전통적인 OS와 각종 소프트웨어의 지배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컴퓨터는 더 이상 소프트웨어가 아닌, 하드웨어에 의해 규정될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컴퓨터는 오랜 MS의 지배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보다 다양한 주인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인텔이 개발한 애니포인트 역시 원래 PC의 기능을 확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인터넷 타블렛이다. 그러나 시스템 관리 기능에 GUI, 그리고 확장 서버 기능까지 갖춘 이런 기기가 현재의 컴퓨터 정의를 바꿔 놓지 못할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 것인가?
[korea.internet.com 제공]